HL5KY & HL5BTF Amateur Radio

2023년 2월 6일 작성

 

얼마 전부터 CW 교신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CW가 재미있어서이기도 하지만 SSB 교신에 조금 싫증이 난 이유도 있습니다. 뭐, 심각한 것은 아니고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교신은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주로 수신을 많이 하고, 수신 후에 QRZ.COM에서 소개 글을 읽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주말에는 점심식사 후의 한가한 시간에 7MHz에서 국내국과 전신으로 잡담을 나누기도 합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에 안테나를 북미쪽으로 맞추고 주파수를 스캔하다보니, 21.050MHz에서 K6KPH(미국) 신호가 제법 강하게 들렸고, 상대국인 일본은 너무 가까워서 스킵으로 인해 아주 약하게 들렸습니다.

 

K6KPH의 부호는 장단의 길이가 일정하지만 전자키어와 패들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버그키라고 생각했지만, 버그키로 장단비율을 이렇게 짧게 해서 송신하는 신호를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 정말 버그키를 사용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일본국과의 교신이 끝난 후에 K6KPH를 불러서 직접 물어보니, 역시 Vibroplex 오리지널 버그키를 사용한다고 하였습니다.

 

Vibroplex Original Bug

 

K6KPH와 HL5KY의 교신

K6KPH의 버그키 송신을 들어보시면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장단비율이 과하지 않습니다. 거의 1:3에 가깝습니다. 문장 말미에 장점을 조금 길게하여 적당한 여운을 주는 정도입니다. 가끔 장점이 조금 짧을 때도 있지만 장단 구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2. 장단이 변할 때 부호가 서로 붙지 않습니다. 장단부호가 붙는 것은 버그키 사용시에 조절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장단이 서로 붙으면, 강한 신호일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신호가 약하거나 혼신이 있는 경우에는 해독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버그키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은 대개, 장단의 비율을 크게 하여 자신만의 개성을 실어서 송신하는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음악처럼 높낮이를 바꿀 수는 없지만 나만의 박자로 리드미컬한 송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버그키 사용자들이 장점을 점점 길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고 이런 키잉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길게 빼는 장점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의 얘기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버그키 개발의 근본 목적은, 단점을 자동으로 송신하여 팔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지, 전신의 장단비율을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장단비율은 1:3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QRZ.COM에서 K6KPH를 찾아보면, 미국서부의 태평양 연안에 있던 해안/해상 통신의 역사적인 단체와 관련한 클럽무선국입니다. 운용자의 모집도 다소 까다롭게 선정하는 것으로 보이고, 아마도 전신 운용에서도 기본에 충실한 키잉을 강조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에 국내에서도 버그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단비율이 고정된 전자키어에서는 만들지 못하는 자기만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유일 것입니다. 버그키의 개발 목적을 중시하고 장단비율을 유지하자는 보수적인 의견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남들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나만의 특징을 만들기 위해서 버그키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다만 너무 개성을 나타내려고 하다보면, 정확하고 효율적인 통신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파상태
해뜬 후 대략 1~2시간이 지나면 태양광선이 강해지면서 전리층의 이온화 밀도가 높아지고, 낮은 주파수보다는 높은 주파수(14MHz 이상)의 전파상태가 좋아집니다. 이 때의 원거리 교신은 우리나라의 동쪽 즉 남북 아메리카쪽과의 상태가 좋아집니다.

스킵 (skip)
14MHz 이상의 주파수는 전리층 중에서 주로 F2층(250~400km 높이)에서 반사/굴절이 됩니다. 전파가 직접파/지표파로 직접 도달되는 거리와, 전리층에서 반사되어서 전송되는 거리와의 사이에는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지역을 스킵존(skip zone)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들을 때, 먼 거리의 미국 신호는 잘 들리는데, 가까운 일본 신호는 약하게 들립니다. 하지만 전리층을 통한 전파상태는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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